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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청암로】 종간 맞이 회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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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 칼럼 |
편집국장으로 진급하고 4번째 청암로를 써 내려가고 있다. 학보는 한 학기에 총 4번의 발행이 이뤄지고 있기에 그 말인즉슨 이번 학기의 종간호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글을 통해 한 학기를 마무리하며 회고해보려 한다. 이번 학기엔 수습기자를 뽑아 새로운 사람들과 발행 일정을 함께했다. 고백하자면, 새로운 환경에 낯설어 어색해하던 신입보다 더욱 긴장한 채로 한 학기를 보냈다. 학창 시절 반장, 부반장도 해본 적이 없어 리더에 대한 역할기대 조차 무지했고, 대학에 들어와선 그 흔한 조별 과제의 조장을 맡아본 적 없었다. 본체 선배로서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추진력 있고 사교적인 성격도 아니었기에 몇 배 더 용기 냈던 시간이었다.
덕분에 새로운 자리에서 처음 해보는 고민들로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좋은 리더란, 좋은 기자란 무엇인가. 다소 오글거리지만, 편집국장으로 일하는 동안 필요하다고 생각된 질문들이었기에 성실히 자문자답했다. 이때 떠올랐던 여러 가지 다짐 중 가장 먼저 해내야만 한다고 세운 목표는 수습기자들에게 ‘취재가 재밌다는 것을 느끼게 해줄 것’이었다.
올해로 학보사 3년 차인 나조차도 발행 일정은 정신없으며 힘들 때도 많다. 하지만 발행 일정과 학사일정 사이 본인만의 루틴을 찾아가는 수습기자 때는 더 힘들다. 그래서 그 시기엔 ‘처음이라 힘들긴 해도, 이 일이 재밌다’를 먼저 느끼게 하는 게 중요하다. 나뿐만 아니라 선배라면 그런 의미있는 순간을 신입한테 느끼게 해줘야 할 책무가 있다. 그렇게 심어진 기억은 생각보다 강렬하게 남아 기자로서 사명감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주며, 일의 지속성을 길러주기도 한다. 나 또한 그런 순간을 마음에 꼭 쥐고 있으니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있다.
돌아보니 후배에게 결국 해줄 수 있는 건 경험한 것을 잘 전달하는 일이었다. 안 되는 것과 되는 것을 아는 것부터 시작해서 먼저 겪었던 시행착오를 잘 나누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20대 초반이 모여 일하는 학보사에서 선배이자, 언니이자, 누나로서 많은 고민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 시간을 통과하며 자명해진 사실은 매번 좋은 삶을 향해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월화수목금토일이 반복되는 이유는 월요일부터 다시 잘해보기 위해서라고 한다. 다시 잘해볼 기회를 주려고 월요일이 어김없이 돌아오는 거라고. 완벽하진 못했어도 그 또한 다음에 더 잘해보기 위한 도약의 과정이었을 테다. 학기의 끝과 함께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이 계절이 지나는 동안 우리는 무겁게 늙어갈까. 깊게 익어갈까. 우리 모두 이번 한 학기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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