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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청암로】 일본 오염수 방류
카테고리 칼럼

 지난 6월 우리나라엔 때아닌 소금 대란이 벌어졌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해 미리 소금을 사두려는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이는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국내 해역에 도착하면 천일염 등 수산물이 방사능 오염에 노출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국제적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달 27일 일본에선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모여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이날 시위엔 지역 주민, 다른 지역의 활동가 그리고 우리나라의 국회의원들까지 참석해 발언했다.
  
 그런데 현장 취재 영상에서 이상한 점이 보였다. 일본 국내 방송사에서 아무도 취재를 나오지 않은 것이다. 현장 취재를 담은 우리나라 언론 ‘뉴스타파’를 비롯해 중국언론 ‘CCTV’ 등 외국 언론만 보일 뿐, 일본의 미디어는 프리랜서 기자 1명과 신문사 1곳을 제외하면 아무도 취재하지 않았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이달의 좋은 보도상'은 시민 관점에서 좋은 보도를 발굴해 시상한다. 자본과 권력의 입장을 대변한 보도가 많은 언론환경 속에 시민의 눈으로 세상을 해석하고 시민에게 이익이 되는 보도를 선정한다.  부끄럽지만 몇 해 전만 해도 '이달의 좋은 보도상'의 가치를 잘 몰랐다. "자고로 언론이란 자본과 권력의 입장에 맞서고, 세상에 필요한 질문을 던지고, 팩트를 기반해 기사로 발행하는 것이 '당연'한 거 아니야?" 라며 뾰족하게 바라보곤 했다.

 학보사 활동을 통해 학교와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좀 더 살펴볼 수 있게 돼서야 집중되는 시사점이 생겼다. 당연한 일이 마냥 당연하게 실현되지 않는 현실이다. 일본 미디어는 오염수 방류로 막대한 타격과 피해를 우려하는 여론을 다루지 않았다. 반면에 도쿄 거리 곳곳 전광판엔 후쿠시마 홍보 영상이 반복적으로 나왔으며 방영 횟수가 무려 3천만 회에 달았다. 제대로된 질문이 부재한 사회에서 행정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다수의 국민이 존재한다면, 그 국가는 영영 파괴적인 낙관에 빠질 수 있겠구나 아득해졌다.

  ‘이 땅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제대로 봐야 할 순간에도 시선을 하늘로 고정한 채 내리지 않는 이들이 많다. 발 딛고 서 있는 땅이 흔들리고 있는데, 땅의 성가신 일들이 창공의 고요함과 무탈함에 침범하는 것을 어떻게든 막겠다는 결의가 넘치는 세상이다’ 오찬호 사회학자의 '민낯들'이라는 책의 한 구절이다. 저널리즘은 민주주의와 사람들의 삶이 더 나아지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집회에 모여 불안과 불만을 터트릴 때, 일본 언론은 정부의 방침만 받아 적은 채 냉철한 저널리스트 흉내만 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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