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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책읽는청대인】 인형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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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집[저자: 헨리크 입센/출판사: 민음사]

 누군가의 인형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 백여 년 전만 해도 여성들은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누군가의 인형으로 살아야 했다. 나 역시 현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성별의 역할로 인정받기보다 한 사람으로서 인정받고 싶다. 이처럼 우리는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어떤 사람으로서 인정받고 싶을까.

 이 책은 유럽 19세기 말 출간됐다. 19세기 유럽은 남성 위주의 사회였고 여성은 남성의 소유물로 여겨졌던 시기였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 노라는 자신의 주체성을 찾고자 남편과 자녀를 두고 떠나는 이야기로 당시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며, 그 시절 페미니즘을 풍자하고 여성의 독립적 권리를 이야기하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나는 내가 우선적으로 당신과 마찬가지로 인간이라고 믿어요. 최소한 그렇게 되려고 노력할 거예요”라는 문장이다. 이 구절은 평소 남편에게 사랑을 받던 ‘종달새’, ‘다람쥐’와 가족들에게 희생해야 했던 어머니가 아닌 주체적인 사람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잘 드러난 부분이다. 또한, 아내이며 어머니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 살아가겠다는 주인공의 각성 과정을 그려냄으로써 그 시대 여성상의 대명사가 됐다.

 이 책의 제목인 ‘인형의 집’은 귀여운 인형이 아니라 아빠의 인형에서 남편의 인형이 된 그저 남성의 작은 소유물을 의미한다. 또한, 남편이 아내가 먹는 음식까지 관여해 인형처럼 그녀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기를 바라고 사람들 앞에서 재주를 부리기를 원한다. 이는 당시 여성의 수동적인 삶을 보여준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면 노라에게 인형이 돼야 한다고 강요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단지 수동적인 여성의 역할을 요구받는 그 문화가 당연했을 것이다. 그렇게 모든 여성이 누군가의 인형으로 살아왔고 세월이 흘러 주인공 노라도 인형이 되지 않았을까.

 작가가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단순히 19세기 말 남성 주의를 비판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 사람들에게 더 주체적인 삶을 살도록 인도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이를 통해 나는 평소 타인의 시선으로 주체적인 삶을 살지 못했지만, 이 책은 매번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며 남들에게 맞춰 삶을 따라가기 급급했던 나에게 삶의 좌표를 찾아줬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통해 현시대를 살아가는 누군가 인형의 집에 갇혀 사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고, 현재도 존재하는 노라를 응원하며 모두가 스스로 삶을 주도하는 인간이 되길 바란다. 

 

<전은빈 정기자>

dmsqls0504@c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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