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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자단상】 대학의 본질적 의미는 지켜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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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이란 여러 학문 분야를 연구하고 지도자로서 자질을 함양하기 위한 고등교육기관을 의미한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학생들은 대학을 학문보다 오직 취업을 위한 문으로만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대부분의 대학이 학교를 홍보할 때 학생들의 관심사에 맞춰 홍보 문구의 주제를 ‘취업’으로 맞춘다. 그 결과, 우리는 ‘공무원 사관학교’, ‘취업률 도내 1위’ 등의 문구를 대학 홍보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취업률은 사회에 나가 돈을 벌고 삶을 영위함에 있어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대학이 본래의 기능인 학문적 기능을 소홀히 한 채 취업률에만 목매달고 홍보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우리대학도 다른 대학과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1월 26일 한 동영상 사이트에 올라온 우리대학 홍보영상을 보면 ‘4차 산업혁명 미래인재 양성’이라는 타이틀로 네 가지 분야만 설명한다. 이 네 분야는 취업률이 높아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ICT-Energy 분야(에너지·광기술융합학부/소프트웨어융합학부 등), BT-보건의료과학 분야, 항공 분야, 디자인 분야다. 우리 사회의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고 이미 지방 대학은 위기를 겪고 있다.

 우리대학 역시 입시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취업률이 높은 전공을 홍보용으로 쓴 것이다. 학교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나머지 전공은 단과대 이름만 나올 뿐 이 안에 무슨 전공들이 있는지 언급조차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사실이다. 1950년 5월에 생긴 융합실무법학전공(구 법학과), 1953년 1월에 생긴 중국통상·경제학전공(구 경제학과) 등은 소개되지 않는다. 너무나도 안타깝다. 유서 깊고 졸업생도 많이 배출된 전공들이 다른 전공들에 비해 취업률이 떨어지고 학생들에게 인기가 없다는 이유로 6분짜리 긴 홍보영상에서조차 배제됐다. 우리대학도 학문적 기능을 점차 잊어가는 중인 듯하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배고픔에서 미래를 찾고 학문을 찾는 시대는 끝났다. 대학과 사회는 하루빨리 취업에 몰두하지만 말고 학문도 같이 이끌어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금도 학문을 연구하려다가 현실의 벽에 부딪혀 포기하는 젊은 학자들이 있을 것이다. 학문을 연구한다는 것은 굉장한 미래 자산이다. 대학은 이들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하며 대학의 학문적 기능을 다시 찾아가야 할 것이다.

 
<이준선 부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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