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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책읽는청대인】 아픔이 길이 되려면 - 김승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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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되지 않은 역사는 기억되지 않는다. 기억되지 않은 참사는 반복되기 마련이다.”
한국 사회에는 그동안 여러 참사가 있었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부터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1999년 씨랜드 화재 참사,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그리고 2014년 세월호 참사까지. 저자는 세월호 생존 학생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기 전, 한국에서 발생했던 여러 참사들에서 살아남은 이들에 대한 기록을 살펴봤다. 그런데 놀라울 만큼 기록이라 할 만한 게 없었다. 간혹 발견되는 신문 기사를 제외하고는 그 참사로부터 살아남은 이들이 감당해야 했던 시간에 대해 알 수 없었다.

이 책은 사회적 상처가 어떻게 개인의 몸을 병들게 하는지 보여 주고,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사회구조를 바꾸자고 이야기한다. 이 사실이 놀라웠다. 새로운 사회문제에 직면했을 때, 그 사회적 요인이 당사자들뿐 아니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람들에게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니. 또 이런 역학에 관한 내용뿐 아니라 책에서는 2011년 4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 질환 등으로 산모, 영유아 등이 사망했던 사건과 같은 여러 사회 문제에 대해 설명한다.

이 책을 막힘없이 읽을 수 있던 이유가 하나 있다. 바로 저자의 보충 설명이다. 저자는 책을 읽는 독자가 어떤 정보를 원하는지, 누락 없이 상황을 파악하는 데 있어 설명해야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적절히 파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처럼 해당 이슈에 관한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친절하게 글이 작성돼 있어 무척 고마웠고, 매력적이었다.

아름다운 사회란 나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타인의 고통에 대해 예민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다. 저자는 열심히 정직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자존을 지킬 수 없을 때, 그 좌절에 함께 분노하고 행동할 수 있는 사회가 아름다운 사회라고 말한다. 저자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건강한 사회는 늘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그런 사회만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현재 우리는 예전과 많이 달라진 조심스러운 분위기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우리의 작은 정성과 손길이 결실을 맺어 좀 더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길 바란다.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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