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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책읽는청대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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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내가 과연 이 책을 읽을 수 있을까’였다. 일단 하나 짚고 가자면, 나는 평소 교양서적을 즐겨 읽는 편이 아니다. 딱 봐도 지루해 보이는 책을 내가 굳이 읽어야 할까. ‘나’라는 사람이 교양 하나 더 쌓는다고 바뀌진 않을 거야. 그런 생각을 가지고 교양서적을 멀리했다. 그리고 지금 다시 생각해본다. 내가 어릴 적부터 한 권씩 꾸준히 책을 읽었다면, 그렇게 교양을 쌓아왔다면, 지금 내가 세상을 보는 관점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지금에 와서야 이렇게 후회하는 이유는 이 책의 초반부에서 본 문장 때문이다. 저자는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용기’라고 답했다. 이 문장을 보며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교양서적에 대한 이미지는 용기 없던 나의 핑계이자 색안경이었음을 깨달았다.

고전이니 철학이니 지루하고 낯선 것으로 가득 차 있을 줄 알았던 책 속에는 결국 내가 있었다. 이 책은 자아와 세계는 하나라는 진리 즉, ‘일원론’을 향한 여정을 담았다. 이 여정 속에서 ‘나’를 중심으로 바라보면, 길을 잃지도 포기하지도 않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흥미롭다. 잊을 만하면 나를 돌아보게끔 한다. 나의 시작은 어디였을까. 나는 어느 시대에 와있지. 나는 어떤 스승의 사상에 동의하는가.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삶은 무엇일까.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적이 몇 번이었는지 고민하게끔 만든다.

이 책의 여정은 크게 두 가지 단계로 이뤄진다. 첫 번째는 우주와 인류, 문명의 탄생을 시간적 흐름으로 이해하는 단계, 두 번째는 다양한 공간에서 위대한 스승들을 만나고 그 이야기를 듣는 단계다. 이 책에서 말하는 위대한 스승이란 ‘인류 역사 이래 여러 시대와 장소에서 탄생한 현명한 사람들’을 의미한다. 위대한 스승들의 이야기를 비판적으로 수용하기 위해서는 앞선 여정에서 다중우주, 진화론과 같은 개념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깊은 이해라고 하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책 중간중간 등장하는 간단한 그림과 메모는 우리가 스스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위대한 스승들이 남겼다는 이야기를 해석하는 건 자신의 몫이다. 같은 시간, 같은 한 권을 읽어도 얻는 것은 모두 다르다.
왜 고대의 지혜를 들어야 하는지 모르는 이들에게. 나는 먼저 출발했다. 당신도 모르는 영역으로 발 뻗어보길 응원한다.

<권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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